인공적 균형 /artificial Balance
정릉로6길
내부순환로로 진입하는 길목에서 U자를 그리며 급격하게 우회전하여 들어가자 400m가량의 낯선 골목이 나타났다.
차 한 대가 지나갈 수 있는 폭이 좁은 길에는 음식점, 당구장, 카페 같은 가게들이 제 각각 크기도 모양도 색깔도 다른 간판을 달고 줄을 서 있었다.
골목의 막다른 곳에 있는 굿당까지 이어지는 길의 중간쯤 7평 남짓한 하얗고 조그만 갤러리가 내가 전시할 곳이었다.
천신당
사람들은 어떤 방식으로든 자신을 구원하고 싶은 것인가 보다.
원하지 않는 혹은 만족할 수 없는 현실로부터 그것도 아니라면 그냥 존재한다는 근원적인 지점으로부터
한쪽으로 기울어지는 것 같은 이상한 느낌이 드는 그 골목에서 균형을 잡고 싶었다.
어느 한 곳도 직각이 맞지 않는 갤러리에서 중심을 잡고 싶었다.
세속과 신성 사이
골목의 어수선함과 갤러리 창 너머의 정돈 사이
2.4×1.2m의 검은 사각과 960W의 조명 사이
가라앉는 어둠과 떠오르는 빛 사이
구르는 공과 멈추려는 의지 사이
균형을 잡는 유일한 방법은 그사이의 거리만큼 진동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.
진동하는 만큼의 무수한 가능성 안에 구원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.
이 소 영 2019.03